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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유학 : '교민 2세 한국어 교육' 위한 제도 마련돼야'-윤철오 교육칼럼 "교민 자녀의 교육 1"

한국은 인구비례로 볼 때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해외 교민을 가진 나라이다. 물론 중국의 화교나 인도인들이 절대 수에서는 한국 교민보다 많으나 인구비례로는 한국이 더 많다는 의미이다. 이 한국 교민의 2세들이 세계 각국에서 자라나고 있다. 인구 비례로  가장 많은 교민을 가진 나라는 이스라엘(유태인)인데 역사적으로 워낙 복잡한 상황을 겪은 나라이니 예외적이고, 그 외 국가 중에서는 한국이 가장 많은 해외 교민수를 가지고 있다.
미국 2세 교육이 실패한 이유
 한국교민의 역사가 좀 더 긴 미국의 경우 성인들은 교민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소위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어낸 많은 교민들의 이야기가 회자되기도 하고 또한 상당히 독립적인 경제 구조도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반면에 자녀 교육에서는 큰 실패를 한 경우라고 할 것이다. 미국 교민 자녀 교육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자녀에게 올바로 한국어를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자녀가 중학생 정도만 되면 부모의 영어 실력으로 아이들을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어 버린다. 게다가 늘 영어 잘 하는 자식을 자랑스러워했기에 자녀의 머리에 한국은 불편하고 창피한 나라로 자리 매김 되어 버렸다.
 70년대까지의 한국은 그런 푸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다고 치자. 이제는 아니지 않은가. 이미 한국의 우량 기업에서 일을 하는 것이 외국 어느 기업 보다 낳을 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 한국의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제대로 교육시키지 않을 때 그 대가는 학생들이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부터 심각하게 치러야 할 것이다. 집에서 불어를 쓴다고 크게 늘지 않는다. 또 언어학적인 면에서 모국어가 두개가 된다고 결코 어느 한 언어가
약해지지 않는다.
 타산지석이라고 해야 할까? 이제 프랑스의 한국 교민사도 2세가 성인이 될 만큼 제법 긴 역사를 가지기 시작했으니 미국에서 그들이 겪어야 했던 실패를 거울삼아 또 프랑스만의 절묘한 구조가 야기할 수 있는 실패의 가능성을 미리 점쳐 우리의 2세가 잘 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가의 인적관리라는 측면에서도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어딘지 이 문제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관계없이 버려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많은 부모님들이 공통의 문제에 공동으로 걱정하고 있으나 구조적으로 이 문제가 다루어지는 것은 찾아 볼 수 없다.
재불 교민2세의 한국어 교육은?
 이 문제가 버려진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학부모님들이 이 문제를 너무 쉽게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 문제가 생기면 너무 큰 문제여서 포기하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대부분의 학부모님의 머리와 경험 속의 학교가 이들이 다니는 학교와 판이하게 다르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라나 어느 순간이 되었을 때는 이미 그들이 학교에서 가지게 되는 문제에 손을 대지 못하는 형편이 되어 버린다. 이미 자신과 너무나도 다른 가치관을 가지게 된 아이들을 그저 속수무책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허겁지겁 알아 본 학교제도나 시험 제도는 이해가 잘 가지도 않을 뿐 아니라 머리로는 이해가 가도 마음으로 받아드려지지 않는다.
 '바칼로레아'니 '브레베'니 하는 시험이 있는데 그 내용도 방법도 알 길이 없고 애들에게는 물어야 별 대답도 없다. 그러니 정작 아이들에게 진로나 학습 등에 대해 지도해 줄 수가 없고 답답한 마음에 ‘공부 열심히 해’라는 말 밖에는 할 수가 없다.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눈매도 고울 리 없다. 학생이 중학교 진학할 정도라면 부모님들은 프랑스 교육제도, 이곳 학교의 실제 분위기를 알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입시지옥 한국을 벗어나려고 프랑스에 있다는 부모님들 역시 아이들에게 원하는 것은 끊임없는 공부이다. 입시지옥 한국을 가정에서 재연해서는 안 된다.
 이들이 잘 자라준다면 국제화 시대에 기수가 되어 두고 온 모국을 향해 둘도 없이 중요한 재원이 되어 줄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개인으로서, 또 한국이라는 국가 입장에서도 이들을 잘 길러 활용하는 것이 둘도 없이 중요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정부차원에서 혹은 제도적인 면에서 아무런 조치가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정책들만이 실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프랑스 대학의 한국어과에 다니는 학생들은 연간 천만 원 가량의 보조금이 한국의 재단으로부터 대학에 지급된다. 대학을 졸업하도록 초등학교 수준의 한국어 밖에 못할 정도인데도 말이다.
그 반의 반 만이라도 우리 교민 자녀 교육을 위해 지급된다면 투자 효과는 막대할 것이다. 사대주의가 우리의 머리를 아직까지 붙잡고 있다. 프랑스인이 한국어를 배우면 그럴듯 해 보이나 보다. 한국 문학이나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은 어딘지 우습게 본다. 훨씬 못한 학위를 가지고 불어나 영어를 가르치면 대단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 역시 다시 잘 생각해 볼 일이다. 이 모든 것이 이제는 뽑아 버려야 할 우리의 고질적인 사대주의는 아닐까. 조선 시대 양반들이 한시를 지으면서 느끼던 우월감을 답습할 수는 없지 않는가 말이다. 우리 자녀들은 내동댕이쳐 놓은 채 프랑스인에게 한국어 가르치는 것이 그리 대단한 일인가?

 [글 윤철오 : 현 International School of Paris Coordinator de Universite, Professeur de Litterature/ 교육 칼럼니스트/ 상담  cyoon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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