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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유학 : 에꼴 뒤 루브르, 한-불상호 위탁교육 협정

지난 여름부터 지금까지 ‘신정아 스캔들’로 점철되어 전반적으로 침체된 우리 문화계에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찾아 들었다.
지난 10월 4일 오전 10시, 문화 예술분야를 전공한 프랑스 유학생들이라면 한번쯤은 진학을 꿈꿔보았을 Ecole du Louvre(이하, 에꼴 뒤 루브르)에서 한불 상호 위탁교육에 관한 협정이 이뤄진 것이다.
“1882년 에꼴 뒤 루브르 창립이후, 아시아 지역에서 정통 박물관 교육을 통한 문호개방이라는 최초의 사례로 기록될 것입니다.” 세계 최대의 루브르 박물관 좌익에 자리 잡고 있는 프랑스 문화유산관리의 산실이자 예술교육의 자존심인 에꼴 뒤 루브르에서, 한국의 아트창의력개발연구소와 ‘문화예술교육 상호위탁연수’ 양해각서에 서명을 마치면서 던진 필립 뒤레 학장의 첫 마디이다.
에꼴 뒤 루브르는 국가에서 책임지고 문화예술분야 전반에 걸친 엘리트 교육을 투명하게 실시하는 유일한 학교이다. 독창적인 프랑스 교육제도의 인재교육을 상징하는 ‘그랑제꼴’ 가운데서도 자타가 공인하는 문화예술교육 분야의 최고봉이다. 더군다나, 지난 2005년말 ‘문화예술교육은 프랑스 미래’라는 기치아래 국가 문화통신부와 교육부가 공동으로 ‘문화예술교육 최고 자문위원회’를 탄생시킨 문화의 산실이자 예술의 원동력이다.
또한, 에꼴 뒤 루브르는 프랑스 문화부를 창설한 앙드레 말로 장관의 창업정신을 되새기자는 취지에서 2009년에 ‘프랑스 문화부 창설 50주년’ 기념 프로젝트를 후원한다. 여기에 문화예술 교육에 관한 전반적인 프로그램은 산하 협력단체인 ‘국제 앙드레말로 친선협회’에서 공인한 아트창의력개발연구소와 함께 주관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파리에서 개최된 제 33차 유네스코 총회 본회의에서 ‘문화다양성 협약’이 회원국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됨으로써 전 세계의 공통적인 코드로 떠올라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시켜 줄 모델이 절실하게 요구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갑자기 급조된 것이 아닌 재배와 숙성을 반복시켜 관리함으로써 명품으로 검증된 포도주와도 같은 에꼴 뒤 루브르식 교육이 조명을 받게 된 것이다.
프랑스는 지금 사회 전반에 걸쳐 구태를 벗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정신의 뿌리에서만은 변함이 없다. 역사적으로 돌이켜 보더라도, 신대륙 개척사면에서 인근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에 비해 뒤늦게 출발한 후발국가군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세기말 영국과 함께 세계 식민영토를 지배한 강인함의 바탕에는 바로 ‘문화를 통한 정복’이라는 국가적 전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프랑스를 중세적인 ‘중농주의’ 국가의 이념에서 근대적인 ‘중상주의’로 변화시켜 하루아침에 절대 강국으로 부상시킨 주역이 바로 콜베르 재상이다. 오늘날에도 그의 이 개척정신을 이어받아 세계를 누비면서 ‘프랑스 명품문화’를 전파하는 문화의 전도사들이 루이 뷔똥, 샤넬, 카르티에, 이브 생 로랑, 지방쉬, 에르메스, 랑콤 등 70여개의 명품그룹을 대표하여 소위 ‘콜베르 위원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적 귀족이라는 자부심을 간접적으로 향유하는 대신에 브랜드 가치의 자존심에 부합하는 고가정책으로 서민들과는 고급문화의 한정된 공급 차원에서만 물꼬를 터왔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6월말 파리 소르본 대학 대강당에서 개최되었던 총회에서 명품기업들만으로 구성된 회원자격을 처음으로 루브르 박물관과 소르본 대학에게 개방하였다. 바야흐로, 기존의 통념을 벗어나 ‘문화 교육기관’도 현대적 개념의 기업이라는 역할을 인정함으로써 세분된 사회의 다양한 계층 간을 문화라는 거대시장의 생산과 유통, 공급과 소비라인의 핵 구조 속에서 융합시킨 문화예술교육 에너지의 원자로를 마련한 셈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단상들은 비단 프랑스만의 특수사례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전 세계 동시대인들에게 제시된 공통과제이다. 이제는 우리도, 문화적 하드웨어는 세계 어느 나라에 뒤처지지 않을 만큼 성장하였다. 오히려 외관상으로는, 문화대국인 프랑스의 ‘예술진흥정책’ 보다 앞서 지금까지의 경제적 측면을 탈피하여 2004년 6월에는 ‘새 예술정책’을 발표하여 ‘교육’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문화예술 향유자 교육’과 ‘전문 인력 양성’을 제안한 점에서, 그 가능성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
아무쪼록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인재들이 에꼴 뒤 루브르와 ‘문화예술교육 상호위탁연수’를 통해서 글로벌 시대에 부합하는 긍정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때마침 개천절 다음날인 10월 4일에 내딛은 이 작은 발걸음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어, 비로소 우리 문화계에도 새로운 변화의 하늘이 열리기를 기대해본다.
[글/김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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