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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유학 : 나는 왜 파리에 살았는가?

책을 통한 머리 훈련, 어떻게 할까?
독서는 연령에 따라, 상황에 따라 또 그 목적에 따라 내용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학생들에게 있어서 독서는 지식의 범위를 넓히는 길일 뿐 아니라 머리를 쓰는 방법을 익히는 중요한 계기이다. 즉 독서를 게을리 하면 자신의 잠재적 능력을 최대화할 수가 없다. 다시 말해서 독서는 일단 그 책을 통한 지식을 습득한다는 일차적 이유도 있겠으나 그 자체가 두뇌의 훈련이다.
 게다가 외국 생활을 한다는 것이 그리 좋은 언어 환경에 있는 것은 못 된다. 즉 불어를 배우자니 집에서 한국어이고 한국어를 제대로 하자니 밖에 나가면 불어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지식이나 두뇌는 자신의 나이에 알맞은데 그것을 이해하고 표현할 확실한 언어를 가지지 못하고 답답해하는 경우를 본다. 따라서 인위적인 언어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독서이다.
언어가 서툴 때는 낭독을
 우선 독서는 절대로 지도가 필요한 특수한 형태의 교육이지 자연발생적으로 놓아 둘 문제가 아니다. 그저 놓아두면 최저의 효율을 거두게 된다. 즉 그 책의 내용을 아는 정도에 머물며 그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우연한 사실을 상당히 중요한 결정의 근거를 삼아버린다. 따라서 독서지도에는 부모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
 책의 선택은 학생에게 맡겨두되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부모의 개입이 요구된다.
우선 아이가 아직 어리거나 언어가 서툴 때는 낭독을 시켜야 한다. 학생이 끊어 읽기가 자연스러울 경우 그 학생은 내용은 이해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한 두 페이지가 지나며 끊어 읽기가 희한해지면 이해력이 떨어진다는 증거를 잡은 것이다.
 이때는 다시 조금 지난 후 읽거나 앞 내용을 함께 요약해서 이야기하면 다시 끊어 읽기는 정확해진다. 하루하루 끊어 읽기가 정확한 구간이 늘어날 것이다.
책과 대화하는 법을 가르쳐야
 좀 더 큰 학생 혹은 언어가 좀 더 유창한 경우에는 학생에게 글을 읽기 전에 어떤 내용일지를 추측하도록 해야 한다. 처음에는 한 챕터의 제목만으로 추리를 하고 읽어 나가게 하며 그 다음에는 단락별로 어떤 내용이 나올지 예상하도록 한다. 그리고 읽으며 답을 맞춰본다. 학생들에게 지적 능력 중 매우 중요한 추리력을 길러주는 부분이다. 추리력은 ‘코난 도일’이나 ‘아가사 크리스티’의 책을 볼 때 느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책을 읽을 때 늘게 된다. 독서에 익숙한 독자라면 책을 읽는 자신의 모습에서 끊임없이 추리를 하고 답을 맞춰보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단 책을 읽으며 자신의 추리와 책의 내용을 살피고는 대대 한 페이지 단위로 자신이 생각하는 문제점을 책의 면면이 써넣도록 지도한다. 책이나 공책이나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 되어야 한다.
 인간은 정보의 전달이 양방향성, 즉 대화적일 때 가장 빠르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어느 한 서술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서술만으로 일관하는 영화라면 얼마나 따분하겠는가. 그러나 영화에서는 인물들이 서로 대화를 함으로써 훨씬 많은 양의 정보를 재미있게 전달한다.
 따라서 책도 마찬가지로 대화를 하며 읽어야 한다. 우선은 책자 체와 대화하도록 해야 한다. 이때 책에 써넣는 질문은 다른 책에서 본 비슷한 냉용과 세부적인 차이가 있다거나 저자와 뜻이 다르다거나 아니면 세세한 어떤 것-하다 못해 단어 뜻-을 모른다든가 하는 것을 써넣어야 한다. 이때 비판 정신이 생기는 데 이 비판 정신이 요즘 한창 값나가는 창조적 사고의 동인이 된다.  그리고 그 질문이 아무리 별거 아니라 하더라도 학생들에게 그 질문은 중요한 질문거리이니 존중해 줘야 한다. 많은 경우 학생들이 던지는 질문은 자신이 가진 의문의 우연한 일각일 뿐일 때가 많다. 그 질문을 가지고 이야기하다 보면 자신의 원래적인 의문점이 나온다.
 그리고 학생의 독서를 지도할 때 바른 자세는 우선은 지도자도 학생도 ‘책이니까 옳다’라는 책에 대한 맹신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이 윤리적인 판단이나 교훈으로 흐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것이 교과서의 글이어도 마찬가지이다. 학생들에게 도덕적 경각심은 이런 유의 독서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부분이 아니다. 따라서 독서 지도 시에는 독서의 지도에 충실해야지 설교로 끝을 맺거나 "그럼 이 책에서 배울 내용은 뭐니?" 로 끝이 나서는 안 된다. 그 순간 독서 지도자는 독서 지도자로서의 신뢰를 학생에게 잃게 된다. 차라리 책의 내용을 함께 서리질을 하고 차라리 함께 풍자화를 그리는 편이 더 낫다. 그 때는 악동심리에 의한 공범의식이 생겨 학습 지도자는 나름대로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 게다가 그 독서 지도에 결부시켜 평소 아버지의 말씀이 얼마나 지당했는지의 증거로 삼게 되면 교육 효과는 바닥에 떨어진다. 즉 이 부분이 자녀를 가르치기 힘든 이유이다. 부모가 존재하는 것이 교훈 자체이지 그것이 말로 바뀌면 그 힘을 잃게 된다.
 그리고 독서가 끝난 후에는 페이지마다 기입한 자신의 질문들을 근거로 글을 쓰도록 해야 한다. 부쩍 어른스러워지는 그리고 부모님께 호의적으로 되는 자녀가 그 책장을 덮는 순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윤철오: 현 International School of Paris Coordinator de Universite, Professeur de Litterature/ 교육 칼럼니스트/ 상담  cyoon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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