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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유학 : 중화의 논리: 평등과 평준화의 혼동이 가져 온 참사-프랑스의 교육 이념(4)

  '평등과 평준화의 혼동이 가져다 준 참사' 이것이 일어난 곳은 프랑스가 아니라 불행히도 한국이다. 이 평등과 평준화의 착각이 한국 체제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자만 전공 탓인지 가장 뼈저리게 느껴지는 부분은 교육분야이다.
잠깐 두 개념을 살펴보자. 평준화는 평균을 내서 모두 그 평균에 근접시켜 가는 개념이다. 즉 차이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서 만들어 가는 개념이다. 반면 평등은 적어도 현대 사회에서는 서로에게 공정하게 기회를 부여하고 공정하게 일정한 룰을 부여하여 제도의 안정을 꾀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보자. 한국은 나이에 의한 서열 사회이다. 그러니까 장유유서의 문화에 의한 사회이다. 이때 평준화란 모든 사람의 나이 차이를 무시하고 모두 동갑이라는 개념에서 출발이 된다. 반면 평등은 모든 연령의 사람들이 동일하게 사회에 적응하여 살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다듬어 간다는 의미이다.
"평등은 평준화가 아니다"
 남녀를 예로 든다면 그 차이는 더욱 선명하다. 모두가 중성이라고 생각하면 평준화요 남녀에게 공정하게 기회가 주어지고 공평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평등이다.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여야 할 것인가? 너무 뻔한 답을 물어도 우문, 즉 어리석은 질문일 분이다. 그런데 이 뻔한 문제에도 답을 못하는 지우한 답을 한국 사회가 보이고 있다.
 프랑스를 소개하는 언론인들이 이 두 개념을 이해 못 하고 기사를 타전한다. 평준화는 공짜심리이다. 내가 아무리 성실치 못했어도 나중에 평균을 내서 대접을 하겠다니 전체 등급은 떨어질 것이며 그 평균의 기묘한 세상을 탈출하고 싶은 사람들은 기이한 노력을 할 것이다.
 이것이 한국 사교육비가 그처럼 천문학적으로 지급되는 원리 중 한 가지이다. 불충분한 사회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언론사 타전의 한 예가 '프랑스에는 일류 고등학교와 일류 대학이 없다'는 것이다.
 만일 프랑스에 일류 대학이나 일류 고등학교가 없어진다면 그것은 모든 대학과 고등학교가 일류가 되었음을 의미할지언정 결코 프랑스는 평준화된 교육 구조를 가진 국가가 아니다. 다만 기본적인 평등성이 이상적으로 실천되지는 못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제법 잘 적용되는 나라일 뿐이다.
 가장 일류대를 선호하나 일류대 출신이 사회 진입기에 가장 별 대접을 받는 나라 중의 하나가 한국이라고 한다면 분명 많은 분들은 이 말을 믿지 못 할 것이다. 또 만일 내 학벌이 어딘가에 공개되어 있다면 더더욱 이 명제는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이다. 좀 긴장이 된다.
 일류대 출신의 사회 진입 시 타 학력, 학벌 출신의 사회 초년병과 임금을 비교한 도표를 보면 한국의 편차가 거의 ‘제로’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최고 사천 삼백 배가 나며 프랑스의 경우 최고 팔십배 정도가 난다.
"공짜가 통하지 않는 세계"
 여기서 말하려는 것은 그러니 우리 나라도 일류대 출신을 더 잘 대해주자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이 한국의 임금 체계는 평준화 개념인데 이것이 길게 놓고 보면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출발한 소위 일류대출신의 집단은 자신이 들였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익이 보호되지 않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공짜가 통하는 세계임을 절감한다. 자신도 공짜의 이익을 볼 수 있었던 것을 자신은 노력을 한 것이다.
 그러니 이제 절묘하게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다. 그 조직은 공짜를 최대한 이용하고 싶어진다. 기득권이 문을 열지 않고 토사구팽이 횡행하는 사회가 되고 사회윤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아니, 찾아보려는 사람은 적군의 스파이로 간주되어 처형된다.
 그래서 사회에서 정말 열심히 일한 역군들이 일류대가 아니라는 이유로 어느 정도의 높이 올라 소위 기득권의 반열에 진입할 때가 되면 별의 별 이유로 퇴출당하고 만다.
佛 고등학생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 다시 교육으로 돌아와서 이야기 해보자. 프랑스는 일류가 살아있다. 그러나 그들은 혜택만큼의 책임을 부여받는다. 그리고 그 책임을 다 하지 못하면 퇴출된다. 공정한 논리가 아닐까? 이를 원칙이 있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꼭 일주일 전 십만의 고등학생이 길거리로 나왔다. 현 교육부 장관의 이름을 딴 피용 법안으로부터 자신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데모였다. 피용 장관은 경제통 답게 경영적 논리로 교육을 해석하였다. 그러다 보니 이익이 창출되는 곳에 더욱 투자를 하고 이익의 창출이 둔한 곳의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리고 이것을 교육 개혁이라고 주장하였다. 고등학생들의 주장은 더욱 이상적이었지만 더욱 교육적이었다.
 세세히 살피기보다는 이 대립 속에서 두 가지만 끌어내 보자. 문제는 교육의 결과가 안 좋은 ‘민감한 지역(Zone Sensible)'에 대한 해석의 차이에 기인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 지역의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안겨서라도 공부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게 아니면 공부를 그만 두도록 한다는 원칙을 발표한 셈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에 반발한다. 평등성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예를 들어 파리 중심의 학교에 비하여 파리 교외의 학교에 더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 안전 등 교육 외적 예산이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부는 돈은 더 잡아먹고 공부는 못 하는 파리 근교의 학교들이 미웠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교육 환경이 좋지 않은 학교의 교육 환경을 더욱 좋게 해서 그들이 학습할 수 있는 올바른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 교육부의 임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교육 개혁 법안을 개혁하자'라는 구호 하에 함께 뭉쳤다.
파리에 일류 고등학교가 있는 것이 불공평하니 학교를 평준화해 달라고 데모를 한 것이 아니고 교육 환경의 불평등을 정부가 인정하라는 것이다.
자식이 데모할 때 부모는 뭘했나?
 두 번째로는 이들이 데모를 할 때 부모들은 무엇을 하였냐는 것이다. 아이들을 못 나가게 하고 이 시간에 차라리 단어 하나라도 더 외우라고 하지 않았다.
 어느 학부모와 기자가 대담을 하는 장면을 보았다. 기자는 당연히 ‘고등학생이 데모하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 가’라는 질문에 학부모는 답한다.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것은 하루 아침에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현재 학생들은 그것을 배우고 있는 중일뿐이다’라고.
 따라서 학생들은 법질서를 유지하며 자신들의 권리를 정중하게 주장할 줄을 알게 된다. 자신들의 요구가 아무리 정당하더라고 법질서 밖으로 가게 되면 일반 대중의 지지를 잃게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법질서가 가지는 그 중요한 권위를 체험으로 알게 된다. 이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성숙한 공동체의 일원이 되게 된다.
 2월 20일부터 국회에서 심의하게 될 이 법안에 대한 공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세계 여론의 표적이 되는 쾌거를 이루어 내었다. 그네들은 아마 공동체가 자신들에게 요구하는 것에 대하여 책임질 줄 아는 그리고 공짜를 바라지 않는 참여적 세계인으로 커 갈 것이다.
 프랑스 교육 이념 중 중화는 이 평등의 논리 위에 서있다. 이때 중화는 소위 세속화(LAICITE)에 대한 또 다른 번역어이다. 사실 세속화라는 개념으로 오인됨으로서 이 '중화'라는 개념이 아랍계 인종의 두건 착용 금지 법안 정도로 보이지만 실은 이 보다 훨씬 원리적인 개념이다.
 이 개념의 시초에는 태양왕 루이 14세가 있다. 이때의 기본적인 불평등은 인간과 종교 질서의 불평등이었다. 즉 로마 교황권의 기득권이 불평등을 만들고 있었고 이에 대한 세력 다툼이 이 중화 개념의 시초에 놓여 있다.
 그리고 1901년 페리 법안과 1905 법안으로 이 개념은 법으로 확정된다. 현대 프랑스 정신의 초석이 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이에 대하여서는 다음 호에서 더욱 자세히 살펴보자. 

 [글 윤철오 : 현 International School of Paris Coordinator de Universite, Professeur de Litterature/ 교육 칼럼니스트/ 상담  cyoon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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